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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운(본명 韓泰永) 시인 출생(사망) 1920.03.30 (1975년) 함남 함주 |
全羅道길
-小鹿島로 가는 길에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길.
♤ 소록도에 있는 한하운의 시비는 다른 시비와는 달리
세워져 있지 않고 누워있다고 한다.